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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Faculty Column: How Can We Better Collaborate with Indust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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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신문의 과학기술 지면은 온통 AI로 뒤덮여 있다. 알파고의 충격이 무엇보다도 크겠지만 그만큼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 매일 매일 뉴스거리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비해서 우리 대학은 진중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 과기정통부 인공지능대학원 지원사업에 우리 대학이 선정됐다는 고무적인 뉴스가 있지만 아직은 협동과정의 형태로 운영될 뿐, 타 대학보다 AI에 대한 준비가 뒤쳐져 있다는 평가는 극복하기 어렵다.


전통적으로 대학과 기업은 그 역할에 따라 서로의 영역이 명확하게 구분됐다. 대학은 기초 연구를 발전시키고 기업은 대학에서 연구된 기초 기술을 응용해 돈 되는 제품을 만드는 방식이 바로 20세기의 산업 발전을 이끈 전형적인 모델이다. 하지만 최근 대학과 기업의 기술 수준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특히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이미 구글과 페이스북으로 대변되는 빅테크의 기술 수준이 대학을 뛰어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과거에는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이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까지 적게는 몇 년에서 몇십 년이 걸렸지만,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연구부터 상용화까지 걸리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연구 시작 시점에서 6개월 이내에 관련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한 새로운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던 시절에서 벗어나 이제는 ‘GPT-3’로 대변되는 엄청난 데이터와 연산량으로 무장한 기업의 연구 역량을 대학들이 따라가기 버거운 시대가 됐다. 바야흐로 대학과 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무한 경쟁의 시대다. 이러한 시대에서 우리 대학이 살아남으려면 ‘내가 최고’라는 골목대장의 우쭐함과 우물 안 개구리의 좁은 안목에서 벗어나 좀 더 똑똑한 전략이 필요하다. 


얼마 전 한 AI 포럼에서 발제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자료를 찾아보며 확인한 사실인데 AI 분야 최고 학회인 ‘NeurIPS 2020’에 구글이 게재한 논문 165편 중 약 80%인 131편이 대학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얻은 성과라고 한다. 비슷하게 MIT가 낸 100여 편의 논문 중 80여 편도 타 대학 및 기업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발표됐다. 여기서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 대학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살아남으려면 타 기관, 특히 막강한 자본과 인프라로 무장한 기술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기업들과의 공동연구를 활성화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 분야에서 대학과 기업의 공동연구는 크게 두 가지 루트로 이루어진다. 첫째, 대학원생들이 인턴으로 기업에 들어가 기업 소속 연구원들과 함께 연구하는 방법이다. 둘째, 학위를 받은 졸업생이 기업에 입사하여 대학에서 하던 연구를 지도교수와 계속하는 방법이다. 두 방법 모두 세계 최고 기업들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으려면 개별 연구실이 세계 최고 수준이든지 연구자의 규모를 키워 서울대의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아직 MIT나 스탠포드대가 아니다. 우리 대학의 인공지능 분야 인지도를 높이려면 교내 흩어져 있는 연구자들의 역량을 한 방향으로 모음과 동시에 이 분야의 교원 신규 임용을 획기적으로 늘려 규모를 키워야 한다. 다행히 서울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 교원 겸직이 허용되고 AI연구원이 작년에 개원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또한 인공지능 협동과정의 형태로는 개별교수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는 데 한계
가 있다.


학문 균형 발전이라는 원칙에 반해 너무 한 쪽 분야만 키우자는 데 대한 반감도 학내에서 충분히 생길 수 있다. 물론 대학은 대학 본연의 자유로운 학문탐구 정신을 유지하고 사적 이익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하지만 최소한 하루가 다르게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의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 나가려면 이 분야에서만큼은 황금을 돌같이 보라는 선비 정신보다 실사구시의 실학 정신이 매우 필요하다. 앞으로 10년, 시대의 대전환기에 우리가 살아남아 세계 최고의 대학이 된 밝은 미래를 꿈꿔본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속한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의 전임 원장님께서 술자리에서 자주 하시던 건배사를 외치며 글을 마친다. ‘독장미, 독장미, 독.장.미.’ 독불장군에게 미래는 없다.


출처 : 대학신문(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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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노준 교수(융합과학기술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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