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영 전 센터장 ‘AI 양재 허브 2.0 시대’ 확립
함종민 신임 센터장 ‘글로벌 경쟁력 확대할 것’

해외 인재 연계, 스타트업 인력난 해소
학계와 산업계, 우수한 기술 역량 연계
전문 역량 강화할 심화 교육 지원할 것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국내 대표적인 기관 ‘AI 양재 허브’가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3대 운영기관으로 서울대학교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이 선정되고, 함종민 교수(서울대 AI연구원)가 센터장 업무를 시작한 것.

함종민 센터장은 이전에 구축된 AI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 인프라를 잘 활용해 스타트업-학계-산업계가 연결되는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AI 산업이 전반적으로 고도화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IT조선은 최근 AI 양재 허브에서 함종민 신임 센터장과 지난 2년여 간의 센터장 업무를 마친 윤종영 국민대 교수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AI 양재 허브는 서울시가 양재 일대를 AI 인재와 기업이 밀집한 인공지능 특화 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해 2017년 문을 연 ‘인공지능 분야 기술창업 육성 전문기관’이다.

(왼쪽부터) 윤종영 국민대 교수와 함종민 AI 양재 허브 센터장 / 조상록 기자
(왼쪽부터) 윤종영 국민대 교수와 함종민 AI 양재 허브 센터장 / 조상록 기자
― 지난 2년여 간 AI 양재 허브 센터장을 역임하면서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여러 지원 사업들을 추진했다. 어떻게 보는가.

윤종영 교수 "2020년 7월부터 AI 양재 허브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AI 양재 허브 2.0 시대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했는데 개인적으로 2.0이 된 것 같다. 대외적으로 AI 양재 허브의 신뢰도나 인지도가 올라간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함께한 기업들의 만족도가 컸다는 점이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특히 멤버십 제도를 만들고 운영한 부분은 이 곳에 입주하지 못한 스타트업들도 여러 지원사업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AI 양재 허브를 ‘AI 스타트업의 대표적인 육성 공간’이라는 인식을 갖게했다고 본다."

― 서울대가 이번에 AI 양재 허브 운영 기관으로 선정됐다. 소감을 전한다면.

함종민 센터장 "이제 AI 양재 허브는 초기 AI 스타트업들에게 꼭 필요하면서 꼭 입성하고 싶은 기관이 됐다. 사업 초기 이 곳에서 양성 과정을 거친 다음 졸업해서 투자사로부터 펀딩 받는 루트로 발전해 나가는데,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서울대 AI산학협력단이 운영 기관으로 선정된 것은 학교 측면에서도 큰 기회라고 생각된다. 서울대는 AI연구원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 역량을 산업계와 연결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했고, 그 노력에 대해 나름 좋은 평가도 받았다. 이런 경험을 AI 양재 허브에서도 스타트업에서부터 중견기업까지 확장시키는 데 쏟아부을 계획이다."

― AI 양재 허브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부분은.

함종민 센터장 "AI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AI 양재 허브의 지원 대상은 예비 또는 초기 창업자들인데, 이 기업들은 대학교, 대학원이나 직장 다니면서 세컨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 시작인 경우가 많다. 앞으로도 이런 분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들의 AI 비즈니스 문제 해결도 중요한 부분이다. 기술 측면에서 학교들이 가진 역량들이 충분하기 때문에 스타트업·중견기업과 잘 매칭시켜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이러한 연결 구조의 성장은 결국 네이버, 카카오, 삼성, LG 등의 대기업과의 제휴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AI 생태계 구축이라는 표현이 거창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서울시와 이런 선순환 구조에 대한 논의를 많이 하고 있다.

글로벌 협력도 구축하려고 한다. AI 양재 허브와 비슷한 조직이 유럽이나 미국, 캐나다 등에도 있는데, 이 기관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어 스타트업들이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해외 기술 역량을 스타트업에 연계시키는 등의 협력 지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 AI 분야에서 스타트업들에게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인재 확보다. 이 부분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다.

함종민 센터장 "실제 AI 스타트업들의 고충을 들어보면 엔지니어 구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상당히 많다. 국내에 엔지니어들이 많지도 않을뿐더러 대기업에 우선해서 들어가기 때문에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더 구하기 어렵게 된 것이라고 본다.

방법은 국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제휴를 통해 엔지니어를 잘 구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대학교의 도움을 받아 베트남 등 해외 대학과 연계시켜 엔지니어 부족 부분을 해결하고자 한다.

실제 국내 테크 기업들 가운데 베트남 등 해외 인력으로 개발 조직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전문적으로 그런 개발 리소스를 국내에 공급하는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인력 부족,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해외의 인재를 활용하는 것인데, 스타트업은 그런 네트워크를 갖추기 힘든 부분이 있다.

그런 이유로 AI 양재 허브가 스타트업과 해외 개발 인력을 연계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해당 국가의 기관과 협약을 하면 원격 근무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함종민 AI 양재 허브 센터장 / 조상록 기자
함종민 AI 양재 허브 센터장 / 조상록 기자
― AI 교육 부분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함종민 센터장 "스타트업들에게 차별화 된 교육을 제공하고자 한다. AI 관련 교육이라고 하면 기본 교육, 실무 교육 위주가 대부분이다. AI 양재 허브에서는 심화 교육을 추진하고 싶다. 지난 해 서울대에서 ‘AI + 바이오’라는 교육을 진행했는데 참가 조건이 생물학, 제약, IT 등 관련된 5개 분야에서 박사 수료 이상 또는 관련 분야 경력 10년 이상이었다. 이처럼 AI 양재 허브에서도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 끝으로 한 말씀.

윤종영 교수 "이제까지 AI 양재 허브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많은 AI 스타트업들이 참여하고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는 매우 만족한다. 저의 역량에 맞게 잘 마무리를 한 것 같다. 앞으로 이뤄지는 글로벌 진출과 같은 굵직한 지원사업들은 더 역량 있는 함종민 센터장님이 잘 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함종민 센터장 "윤 교수님이 이제까지 이제 막 싹을 틔우는 스타트업들을 세상에 노출될 수 있도록 돕고 엑셀러레이터나 벤처캐피탈 등 투자자들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충분함 그 이상으로 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잘 닦여진 인프라를 발판으로 ‘AI 양재 허브 3.0’을 만들도록 하겠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