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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핵심은 수학" 서울대 교수들, 수학교사 대상 교육

중등 교사들에게 2주간 인공지능 수학 연수
"행렬·벡터 등 AI 기초 되는 수학 분야 정규과정서 소외시켜"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21-12-15 06:00 송고
인공지능 수학 연수에 참여하는 서울대 교수진.  사진 왼쪽부터 곽노준 지능정보융합학과 교수, 권오남 수학교육과 교수,  류경석 수리과학부 교수, 박진호 국어국문학과 교수. (서울대 AI연구원 제공)© 뉴스1
인공지능 수학 연수에 참여하는 서울대 교수진.  사진 왼쪽부터 곽노준 지능정보융합학과 교수, 권오남 수학교육과 교수,  류경석 수리과학부 교수, 박진호 국어국문학과 교수. (서울대 AI연구원 제공)© 뉴스1

서울대 교수들이 중등 교육과정을 고급 인공지능(AI) 인재 교육의 장으로 이끌기 위해 중고등학교 수학 교사 재교육에 나선다.

15일 서울대 AI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2주 동안 서울대 사범대학에서 수학교사를 위한 AI 수학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과제는 권오남 서울대 수학교육과 교수가 서울시교육청의 위탁을 받아 진행하는 것으로, 서울시 수학교사 157명이 지원했으며 이 중 70명이 선정돼 수업을 듣고 있다.

권 교수를 필두로 해 AI 전문가인 곽노준 서울대 지능정보융합학과 교수, 류경석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 박진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 등이 강연자로 참여한다. 

교수들은 유행하는 코딩교육보다는 AI의 기반이 되는 수학이론을 중등과정에서부터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수학 교사 교육에 나서게 됐다고 AI 연구원 측은 전했다.
강사진들은 사전모임을 통해 권 교수로부터 현재 중등수학 교과과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을 듣고, AI 수학원리의 핵심 중에 현직 교사들이 어려움을 표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지도하기로 했다.

앞서 9월 '인공지능 수학'이 고등학교 진로선택 과목으로 신설됐으나, 전국 고교 중 개설한 곳이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선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새로운 내용을 교육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판단해 교수들이 직접 교육에 참여하게 됐다.

'AI 수학 연수' 팀을 이끄는 권 교수는 "수학교육 현실을 가장 잘 아는 교수이기에 교사분들을 재교육하기로 했다"고 과제에 참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으로 수학을 잘 하는 인재가 가장 필요한 시점에 우리나라 수학교육은 쉬운 것만 가르치며 역행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AI에서 가장 중요한 수학적 개념이 벡터랑 행렬인데 7차 교육과정 이래로 학습내용 적정화라는 이름 아래 수학 교육 내용을 자꾸 축소하고 있다"면서 "행렬은 심화교육에만 있고, AI에서 데이터를 표현하려면 벡터의 차원이 높아야 하는데 교육과정에는 공간 벡터가 빠지고 평면 벡터만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3종으로 발간된 고교 ‘인공지능 수학’ 교과서. (서울대 AI연구원 제공)© 뉴스1
3종으로 발간된 고교 ‘인공지능 수학’ 교과서. (서울대 AI연구원 제공)© 뉴스1

곽노준 교수는 "대학원에서 고급 인력을 양성하는 입장에서 보면 수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컴퓨터 이론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가 수준을 가르는 척도가 된다"며 과제에 합류한 이유를 밝혔다.

한국어 자연어처리 분야 전문가인 박진호 교수는 "AI 언어모델에서 언어요소들이 수학적으로 어떻게 표상되고 처리되는지에 대해 감을 잡고 가르치시면 더 좋을 것 같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강의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강의에 참여한 선생님들, 그리고 이 선생님들한테 배울 학생들이 AI 언어모델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그 문제점이나 한계까지도 탐구해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학생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기대감을 전했다.

권 교수는 이번 과제와는 별개로 지난 8월부터 수학 교사를 대상으로 한 AI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1월에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내용을 개선해, 전국 수학 교사로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권 교수는 20여년간 사범대 수학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며 중등 수학 교과서 집필과 교육과정 개선에 참여해 왔다. 인공지능 수학 교과서 자문위원으로도 참여했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 원장은 "AI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수학을 잘 하는 인재를 양성해야 하고 코딩은 금방 배운다"면서 "AI는 수학이라는 언어로 돼 있고, 새로운 수학적 아이디어를 통해서 발전하는 분야"라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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