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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매년 10편씩" 서울대 컴공 논문왕 교수

김금이 기자
입력 : 
2021-03-21 18: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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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비전 국내톱 김건희교수
국제학회에 올해 벌써 9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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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에 있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독립된 연구자가 되게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수에게 봉사하러 오는 게 아니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온 것이기 때문에 서로 존중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김건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43·사진)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최근 서울대 컴공에서 가장 많은 논문을 내고 있는 교수로 알려져 있다. 2008년부터 ICCV, CVPR, ECCV 등 권위 있는 컴퓨터비전·인공지능(AI) 분야 국제학회에 총 68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특히 최근 5년간 국제학회에 매년 7~11편의 논문을 냈고, 올해만 해도 이미 석 달 동안 9편에 달한다.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김 교수는 "인공지능 분야에선 논문 수가 적으면 국가의 영향력도 작아질 수밖에 없다"며 "많이 내는 게 전부는 아니지만 지도를 받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논문 수가 많은 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AI 컴퓨터비전 분야 국내 최고 연구자로 통하는 김 교수가 언론 인터뷰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2015년 서울대 컴공 조교수로 임용된 이후 2019년부터 부교수로 컴퓨터비전·머신러닝·자연어처리 분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학부 시절은 KAIS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후 석사까지 마친 이력이 있다. 2001년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연구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컴퓨터비전 분야에 새롭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김 교수는 "로봇이 일을 잘 해내려면 사람의 눈처럼 카메라로 주변을 인식해야 하는데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KIST 연구원을 마친 후 온라인 이미지나 동영상을 분석하는 컴퓨터비전 공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후 미국으로 떠나 카네기멜런대에서 로봇공학 석사·컴공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시각 정보를 이해하기 위해선 언어 이해도 필수적이라는 생각에 자연어처리도 함께 연구하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 인공지능의 사진 분류는 개냐, 고양이냐 정도를 구분하는 데 비해 사람은 사진 한 장을 보고 이야기를 상상해 내거나 여러 가지 설명을 할 수 있다"며 "자연어처리와 컴퓨터비전을 함께 연구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독립된 연구자로 키워내야 한다는 김 교수의 철칙에 따라 그의 시각 및 학습 연구실에 속한 석·박사 과정 학생들도 여러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AI, 머신러닝, 자율주행 분야에서 가장 우수한 대학 논문을 선발하는 퀄컴 이노베이션 펠로십에 선정된 서울대생 10명 중 4명이 김 교수 연구실의 소속 학생이었다. 김 교수는 "교수가 일일이 가르치기보다 스스로 하고 싶은 걸 하고 동료들에게 배우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실 성과가 좋고 김 교수의 교육철학이 분명하다는 소문이 학생들 사이에 퍼지면서 연구실 지원자들의 경쟁률도 높기로 유명하다. 김 교수는 "내가 잘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잘 풀리는 게 더 뜻깊은 것 같다"며 학생들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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